며칠째 내리는 비로 늦가을에 갑자기 추운 겨울이 다가온 듯합니다. 갑작스럽게 온도가 확 떨어졌죠? 이런 비가 계속 오던 어느 하루. 지인의 농막에 발걸음을 하게 되었네요. 오랜 공직생활을 마치고 이렇게 작은 농막을 지여서 소일거리?(라고 하긴 규모가 조금 크네요.) 하시면서 지내신다고 하네요. 은퇴 후의 꿈의 로망이죠!!! 농막은 농막이란 보다는 조금 큰 직접 지은 건물이라고 하네요. 간단하게 보이지만 집을 혼자서 짓는다는 게 쉽지만은 않을 터인데.... 대단하기만 하네요^^
구들도 직접 만들어서 아궁이에 불을 땔수도 있었고, 마침 이날은 비로 인해서 춥기까지 했으니, 뜨끈 뜨근한 방바닥을 느껴본 건 너무 오랜만의 일이라 오래전 시골에서 자란 추억을 떠오르게 했습니다.
하우스 철골구조로 각종 잡동사니와 비에 맞으면 안되는 건조기, 저온창고 등을 설치해 놨네요. 저온창고에는 온갖 직접 재배하고 건조해서 말린 식품들이 가득해서 전쟁이 일어나도 버틸 수 있을 정도였어요.
3평짜리 저온창고라고 하는데 생각보다 충분한 공간이 되더군요. 김치, 양파, 말린 고추,말린 죽순, 각종 담근 주 등등 없는 게 없을 정도더군요. 대부분의 낮 시간들을 이 농막에서 지낸다고 하는데, 여름철이면 가족들, 친구들이 놀러 와서 여유롭게 즐기다 가곤 한다는데, 부럽네요.^_^ 은퇴 후의 삶이 결국 이런 것일까요?
텃밭에는 싱싱한 대파가 자라고 있었고, 요즘 배추가 금값이라고도 하는데 속이 알찬 배추들이 잘 자라고 있었습니다. 조만간 여기서 가족들이 다 모여서 김장을 담을 예정이라고도 합니다. 농약도 안 한 100% 유기농 채소들입니다.
속이 꽉 찬 배추들 보이시죠? 무는 너무 크면 맛없다고 하시면서 남들보다 조금 늦게 심으셔도 무가 아담하고 맛있게 잘 자랐네요.
원래는 배추를 끈으로 묶어줘야 하는데, 다른 일로 바빠서 그냥 놔뒀다 하더군요. 그래도 참 속이 알찼습니다.
가을 무가 아담하고 싱싱하게 잘 자랐네요.
다시 가려는데 기어코 직접 대파도 뽑아주시고(^_^) 무도 주시고 죽은 뽕나무에서 바로 채취한 목이버섯, 봄에 죽순을 채취해서 말린 죽순, 토란까지 한가득 주시네요. 제가 갈 때 들고 간 것은 4각 화장지 2세트뿐이었는데, 참 정이 많으신 분이었습니다. 친구들도 오시면 다 주신다면서 부담 없이 가져가라고 하시네요. 따뜻한 한마음을 받아 들고만 가서 한편 미안한 맘이 들더군요.
자녀들까지 온 가족 및 친구들까지 충분히 김장해 먹을 수 있는 양이네요. 나중에 조금 달라고 할까요? 요즘 배추값이 금값이라고도 하는데....^_^
이 추운 날씨에도 잘 자라는 상추들의 모습입니다.
적상추도 보이네요. 곧 여기에 겨울에도 죽지 않게 비닐하우스를 직접 설치하신다고 하네요. 기회 되면 같이 도와드리고 싶네요.
따듯함 가득한 맘을 받고만 가는 것 같아서 미안하기도 하고 반면에 즐거운 하루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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